전교조는 80년대말 출범 당시 교육의 부조리를 타파하고자 하는 참교육을 기치로 내걸었었기 때문에 지금도 전교조는 도덕성이 높아야 하며 교사의 권익을 위하는 활동은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사실 전교조 출범 당시 서슬퍼런 정권하에서 교사의 권익을 위한 노조 결성은 쉽지 않았고... 교육부조리가 팽배해있던 시절이었기에 참교육을 내세워 대의명분을 확보하고자 했던 것이겠죠. 저는 초창기 전교조활동을 함께 하지 않았기에 지금까지도 초창기 전교조교사들에게는 늘 빚을 진 기분입니다.

오늘날 전교조의 활동이 어떤 방향성을 가지건... 2000년을 전후로 하는 격변의 시기에 교육현장에서의 부조리를 타파하는데 있어 큰 공을 세웠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전교조의 이러한 도덕적 슬로건으로 인해 전교조교사는 무조건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커다란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 이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교조교사가 약간의 도덕적 해이라도 보이면 신랄하게 비난을 퍼부어대곤 합니다. 전교조라 하면 우리들 스스로 출범 당시의 도덕적 프레임에 갇혀있기 때문이죠. 반면에 비전교조교사들이 심각한 도덕적 문제를 발생시키더라도 별달리 말을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부도덕함에 대해 말을 하는 순간 제가 그만두어야 할 수도 있거든요. 감히 말못하고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자칫하면 저들에게 조직적으로 집요한 공격을 받아 결국 그만두어야 할 수도 있거든요.

전교조교사라고 해서 특별히 우수한 도덕성을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그냥 국민적 평균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으면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또한 전교조가 오늘날 교사의 권익을 위한 활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비난 아니 비판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되겠죠. 노동조합의 목적 자체가 자신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함이니까요. 그러나 가끔은 저역시 도덕적 프레임에 갇혀 그게 잘 안됩니다. 저는 정치는 잘 모릅니다만... 요즘의 정치적 상황을 보면 마찬가지 프레임에 갇힌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