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하나의 현상은, 그것이 동일한 양태를 띠는 현상일지라도
그 현상이 가져오는 일정 시간 이후의 결과는 다릅니다.

예를 들어, 아침해가 떠오르기 직전의 밝음과 어둠이 교차하는 시간과,
저녁해가 저문 직후의 밝음과 어둠이 교차하는 시간은
그 '교차'의 현상은 동일하다고 말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만,
실제적으로 그 현상 이후에 나타나는 현상들은 매우 다른 결과를 가져옵니다.
아침해는 태양의 빛이 주효한 힘을 발휘하는 낮의 시간이 되지만,
저녁해는 태양의 빛이 힘을 잃고 우주의 어둠이 주효한 힘을 발휘하게 되는
밤의 시간을 가져옵니다.
이렇듯 비슷한 양태를 가지는 현상에서 그 현상을 구성하고 있는 힘의 차이를
분석해내지 못하면 그 현상이 어떠한 힘에 의해서 실현되고 있는지를
잘못 판단하게 되고, 당연하게도 그 현상에 대한 잘못된 대처를 하게 되고,
결국은 잘못된 판단에 의해서 손해를 입게 됩니다.
해가 떠오르면서 낮이 되고 있는데 이불을 뒤집어쓰고 돌아다니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이죠. 해가 동쪽에서 뜨는지를 모르니 말입니다.

요새 또 적폐언론이 익명으로 서울대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띄워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자기 소신이 강하다면 왜 익명으로, 필명으로 자기 주장을 하는지 잘 이해가 안됩니다만...)
솔직히 말씀드려서 그게 '글'이랍시고 회자된다는 게 참 민망합니다.
초등학교 애들이 화장실에 친구 욕 써놓은 것 같은 수준에 헛웃음만 나올 뿐입니다.

오직 '비난'만을 위한 저열한 논리 구성의 잡글입니다.
오직 '선동'만을 위한, 비민주주의적인 글입니다.

그 중 하나만 언급해 보겠습니다. 다음의 글입니다.

- 두 집 살림한다고 채동욱 잘랐을 때 욕했었는데 이번에 사찰했다고 윤석열 찍어내는 거 보니
그건 욕할 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미안합니다.

이런 두 가지 현상에 대한 무모한 비교가 가능하다는 게 이 글을 쓴 자의 악의가 드러납니다.

1. 채동욱 사태

이 사건을 구성하는 두 가지 힘은 무엇이었나요?
박근혜는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력을 최순실에게 양도하고 그의 조종을 받던 자였습니다.
이렇게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은 소수의 특권이 되었고, 그 특권을 훼손시킬 만한
저항이 발생하자 그 저항의 싹을 부패언론과 합을 맞춰 그 싹을 잘라버린 사건입니다.

소수의 특권과 그 특권을 훼손시킬 만한 기제機制의 충돌이었습니다.

2. 윤석열 사태

문재인은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 모두를 본래의 민주주의 시스템에서의 역할,
국민을 위한 서비스 제공자로서의 역할로 복원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검찰개혁입니다.

"'강기정 5천만 원' 증언 잘했다"…김봉현 칭찬한 검사 (2020.11.27/뉴스데스크/MBC)


검찰은 지금까지 그들이 소유해왔던 특권적 권력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 이연주 변호사 >
-윤 총장, 수사로 정치를 하다 철퇴 맞은 것
-판사 분석 문건 공개, 윤석열의 언론플레이 목적
-尹 직무배제, 검사들로선 나라 잃은 슬픔
-검사들의 권력 인식은 시험쳐서 딴 권력
https://news.v.daum.net/v/20201127105039774?f=o


이 사건에서 맞부딪치고 있는 두 가지 힘은,
민주주의 시스템의 복원을 꾀하고 있는 문재인과
그에 저항하며 기득권 유지를 위해 피똥싸고 있는 검레기들의 충돌입니다.

이렇듯 다른 힘들이 충돌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같은 힘의 구성요소가 비슷한 충돌을 하고 있는 것인 것 마냥
서술할 수 있는지 도저히 그 수준을 따라잡기가 민망합니다.

채동욱 사태와 윤석열 사태는 다른 현상입니다.
다른 현상을 동일시하면서 얻는 것이 무엇일까요?



이렇듯 조금만 살펴보면 비슷한 현상이라 하더라도,
그 현상, 사건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크게 다름을 알 수 있음에도
마치 그 현상이 동일한 요소, 동일한 기제로 작동하는 것 마냥
저렇게 글을 쓸 수 있는 저급함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네요.
그것도 서울대(어떤 신분인지는 모르겠으나) 구성원이 말입니다.

해가 뜨고 해가 지는 현상은
밝음과 어둠이 교차하는 비슷한 현상이지만,
해가 동쪽에 있느냐, 서쪽에 있느냐를 판단할 수 있다면
거기에 맞는 대처를 할 수 있습니다.
해 뜨는데 이불을 뒤집어쓰는 우매함,
해가 지는데 괭이 매고 밭으로 나가는 우매함은 가지지 말아야 합니다.

부디 비슷한 현상이라 하더라도 그 본질을 파악하는 혜안을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기득권, 적폐언론들이 합심해서 저항하고 있는 현재에 있어서는
더욱더 말입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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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저런 저급한 글 말고,
진짜로 대한민국의 미래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큰 반박글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수준의 고민이 담겨있는 글이라면
백번, 천번이라도 고맙게 응대하겠습니다.